나는 95년생 사브 9000 이다. 종합병원 못지 않은 몸뚱아리 좀 고칠라 했더니 사브가 망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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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났다. 안녕 내 인생. 
쫑난 줄 알았는데 어디에 괴짜가 있다고 해서 찾아갔다. 사브 디자인이 좋다며 사브를 병적으로 치료해주는 사람이란다.
날 대려온 그가 말하길 사브의 디자인엔 철학이 있다고 한다. 확실히, 나는 철학이 있다. 어렸을 때부터 그렇게 배워왔다.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누구보다도 굳센 자동차가 되는 것. 
설사 달리다가 고꾸라지고 구르는 한이 있어도 운전자는 죽으면 안 된다.
어떤 기상천외한 사고에서도, 나를 믿고 타주는 이를 지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완벽한 모습으로 살아야만 한다.
끝내 아무도 모른체 작고한다 해도 말이다.
오래되고, 털털대고, 냄새난다 해도 나의 원칙은 변하지 않았다. 비단 나 뿐인가, 모든 사브가 다 그럴 것이다. 
우리는 물건이기 이전에 동반자이다. 그렇기에 결코 주인의 삶에 걸림돌이 되어선 아니된다.
우린 우리가 사브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우리를 만든 사브 역시도 자신이 사브였음을 자랑스럽게 생각했을 것이기에. 
SAAB 세상에서 가장 '멍청'했던 자동차회사 세상에서 가장 '우직'했던 자동차회사 세상에서 가장 '바보'같은 자동차회사 세상에서 가장 '혁신'적인 자동차회사 세상에서 가장 '사랑'받은 자동차회사 볼보만큼 안전을 중요시 했으며 포르쉐만큼 달리기에 열정을 불태웠고 벤츠만큼 기술력 하나는 으뜸이었던 회사 그래서 누구보다 그리워하는 이들이 많은 회사. 지금 사브 9000을 비롯해 많은 사브들이 사자카의 손을 통해 제 색을 찾아가는 중입니다.
사브의 매력에 한 번 빠져들면 최신형 사브를 즐길 수 없다는 게 슬퍼질 겁니다.
사브는 항공기 회사로 시작해서 자동차를 만들면서 자신들의 아이덴티티를 정립해나갑니다.
자동차에 항공기 기술을 적극 사용하면서 바퀴를 범퍼 안 쪽으로 넣어 겨울엔 눈 때문에 핸들이 꺾이지 않는 괴기한 차를 만듭니다.
혹은 엔진오일을 연료와 함께 섞는 방식의 차라서 내리막에서 왼발 브레이크 테크닉을 연마할 수 있는 최고의 운전연습용 차를 만들거나요. 
혹은 핸들 대신 조종간을 놓은 자동차나요.
그렇지만 결코 사브가 포기하지 않던 것 하나는 안전, 성능. 멍청한 시도 뒤엔 우직함이 있었죠.
일반 차량에도 과하다 싶을 정도의 차체강성을 유지해나갑니다.
렐리 레이스에 참가할 때 차체보강을 일절 하지 않은 체 규정에 어긋나지 않게 파이프 몇 개만 추가해놓고 나가는 가 하면 양산형 자동차 내구도 테스트를 하는데 서킷에서 르망 24시 레이스를 뻘쭘하게 만들 정도의 가혹한 조건을 공개적으로 행했던...... 
양산형 차량을 레이싱 트랙에서 몇 만km 나 뛰게 만드는 바보같은 짓은 아마 사브밖에 못할 겁니다.
남들이 조금씩 돈을 벌기 위해 티 안나게 원가를 절감할 때 혼자서 바보같이 신념을 유지해나가던 사브. 최고의 차를 만들고자 하던 열정은 결국 재기불능 상태에 빠져버린 사브는 이윽고 많은 사람들에게 잊혀지고 맙니다.
하지만 그들을 알고 있는 몇몇 사람들은 아직도 사브를 그리워합니다.
어쩌면 사브는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향의 사회에서 살아가던 단 하나의 회사였던 걸지도 모르겠네요. 출처 [https://www.clien.net/service/board/cm_car/2703645] [https://raungni.tistory.com/549] 두 사이트의 내용을 참고하여 작성되었습니다.
사브, 많은 분들이 알아주시길 바라며 이만 글을 줄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