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가 소복하게 쌓인 스텔라 앞에 서 있었다.

1989년식 스텔라. 한참 떠들썩한 서울올림픽에 발맞춰 나온 녀석. 

2002년 월드컵 에디션처럼, 이 녀석도 88올림픽 기념으로 조금 다르게 나왔다.

그래봤자 다른 점은 휠과, 바디컬러가 투톤이 아니라는 점 정도지만.....

 

변속기엔 오랜시간 함께 했던 그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에어컨을 켜고, 테이프를 틀고

찬찬히 공기흐름을 뚫으며 가다보면

그 어디라도 참 영롱하게 보일 듯 하다, 

이런 게 올드카만의 멋이 아닐까.

오래되었기에 비로소 보이는 것들,

마치 관록같은 느낌의 그런 것들.

그 때에는 별 볼일 없었을 것들이 반짝이듯이

지금의 차들도 이렇게 추억할 수 있는 날이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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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중형세단이면서 오랫동안 

대한민국의 발로 뛰어왔던 스텔라입니다.

83년에 출시되어 92년을 마지막으로 단종되었지만, 

택시로서 96년까지 생산되었으니 13년간 생산된 장수차량이죠

 슬프게도 하루가 멀다하고 엔진이 퍼져버렸다던 비운의 차. 

별명은 X텔라. 도로에서 본넷 열고 있으면 스텔라라는 우스겟소리가 많이 퍼졌죠. 

 참 탈도 많았습니다. 초기에 1.4L 와 1.6L 엔진으로 

출시가 됐는데 1.4L 는 비실거린다고 싫어하고 

1.6L 엔진은 세제혜택을 못 받아서  

대우의 로얄에게 고객층을 다 뺏겨버리고 쓰디쓴 고배를 마시죠. 

한 때 스텔라를 비운의 히로인(?)으로 만들었던 로얄 준중형. 로얄XQ 

 결국 1.5L 엔진으로 라인업을 통일하고 나서야 조금씩 사정이 나아지기 시작했어요.

또한 스텔라는 SONATA 라는 고급형 트림을 출시해서 로얄 시리즈와 겨룹니다. 

로얄 3형제중 프린스는 소나타의 가장 만만한 경쟁상대였다.

로얄시리즈와는 달리 스텔라 단일모델의 이미지가 컸던

소나타는 스텔라라는 중형차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결국 판매량 폭망으로 이어져 그대로 단종수순을 밟게 됩니다. 

마르샤를 만들게 되는데

이 역시도 일반중형차인 쏘나타의 고급형이었던터라 

화려하게 폭망했네요.

(주의: 위 사진은 불꽃놀이이며, 핵폭발과 무관합니다.)

스텔라가 쏘나타를 만들어 폭망한거랑 뭔 차이냐...?! 

(디자인을 이렇게 뽑아놓고 폭망이라니!!)

 

스텔라는 새로운 시도를 해나갔습니다.

타코메타의 기본화, 에어컨 성능 향상, 뒷유리 마감제 변경, 

5단 수동/4단 자동기어로의 격상 등등.... 

지금 시대로 보면 정말 별 것도 아닌 것들 뿐이지만 이러한 시도들은 이후 나오는 차량들의 상품성 향상에 영향을 주게됩니다. 

그 덕분이었는지 스텔라는 대한민국 중형차로서 입지를 확실히 다졌고 이후 쏘나타로 쐐기를 박았죠.

현대에게 스텔라는 지금의 쏘나타를 있게 한 장본인인만큼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어쩌면 대우가 몰락하게 된 계기도 어쩌면 스텔라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그건 좀 씁쓸하네요.

사자카에 한동안 머물고 있는 스텔라는 

아마 앞으로도 쭉 사자카와 함께 할 예정입니다.

요즘 리스토어 시장에 조금씩 발을 들이는 스텔라인만큼 언젠가 사자카표 스텔라가 탄생하길 한 번 쯤 바래봐도 괜찮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