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동생놈이 나보다 먼저 팔려보겠다고

화보를 찍고 왔다.

너 이 자식...! 끝까지 나랑 같이가겠다던

그 맹세 어따 버렸냐!!

[E34 525i편]

크으. 담배 맛이 좋구만....

저 놈이 나 몰래 화보를 찍다니

괘씸함이 하늘을 찌르는 구나.

520이 카톡을 보내온다.

[520: 나 좀 이쁜 듯.]

....... 지랄.

[사진을 보냈습니다]

[520: 이야, 사진사가 진짜 예쁘다고 감탄을 하더이다!]

저걸 죽여, 살려. 담배를 냅다 버렸다.

.

.

아무리 생각해도 저 놈한테 지는 건 용납이 안 된다.

내가 쟤보다 엔진도 500cc 나 크고

옵션도 쟤보다 한참 위인데

(풀오토에어컨 하나로 정신승리중인 525....) 

 도대체 왜 내가 쟤한테 약올림을 당해야 하는 거지?

     모든 걸 싹 뜯어고치고 저 놈한테

내 화보를 보여줘야 직성이 풀릴 듯 싶다.

“우왓! 형 뭐하는 거야~”

“너 때문에 쑤시고 아픈데 다 고치고 있다.”

 “아니- 꼭 그렇게까지 화보를 찍고 싶어?”

“ㅇㅇㅇ 죽는 한이 있어도 내가 찍고 말거임.”

“이제와서 무섭냐?”

 “아니. 형 몸 걱정해주는 거지.”

“걱정도 상팔자다. 손가락이나 빨고 기다려라.”
 

​​내가 기필코 약올려주리라.

 카톡으로 사진 30장 폭탄 보내버리리라.

그런 각오로 열심히 치료 중인 나는

 520에게 복수의 칼날만을 갈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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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의 역대 3번째 5시리즈이면서 가장 저평가받고 있는 E34 시리즈입니다.

물론 E60도 나름 저평가받는다 이야기 할 순 있겠지만

E60은 M5가 아직도 먹여 살리고 있지요. E34는 뭐...

오래됐다고 자부하려니 E28이 아직도 버티고 있고.

레전드라고 자랑하자니 동생인 E39와 E60 이

워낙 전설을 많이 써내려가서리.... 에라이

이런 이유로... 사자카표 E34 소개겸 E34에 대해

소개해나가 보도록 하죠. 겸사겸사 E39, E60 등

굵직굵직한 녀석들도 한 번 다뤄보도록 하죠 ^^

E34는 사실

사막의 오아시스임에도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그런 이미지는 아닙니다.

오히려 이제 올드카 반열에 당당히 올라

상당한 몸값을 자랑하게 된 녀석이죠.

그만큼 귀해지면서 대접 좀 받고 있죠.

이쯤에서 E34를 쫌 띄워줘야죠.

E34가 이토록 매니아층이 많은 것은

바로 쌍라이트 디자인과, 본넷이 앞으로 열리는

재미난 요소 덕분입니다.

이렇게 열리니 ‘우와~ 대단해!’

하고 감탄을 받기도 하지만 실상은...

(정비만 더럽게 힘들어질 뿐입니다.)

크흠.

그 뿐 아니라 공들인 스포츠성도 한몫합니다.

실제로 보시면 아시겠지만 E34는

생각보다 차가 큰 편입니다.

스포츠성이라곤 눈꼽만큼도 보이지 않는

바디로 제법 괜찮은 운동성능을 보여줍니다.

E34 M5 뉘르부링크링 동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K9A2G20OuOQ

차량 무게중심을 위해 베터리를 뒷좌석 오른쪽에

놔두는 기행과 더불어 뒷바퀴 캠버 토우각을 제어하는

장비까지 장착해 코너링 성능을 끌어올렸으니 말이죠.

​  작업중인 525i 의 뒷시트 탈거 사진, 베터리가 시트 아래 있습니다.

이 때부터 바노스(VANOS) 라고 하는

특수한 캠샤프트가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출력의 발전을 꽤했습니다.

바노스는 이른바 가변 캠샤프트이며

엔진 안으로 들어오는 공기의 양과

타이밍을 미세하게 제어합니다.

이렇게 제어를 해주면 시시각각 달라지는

피스톤 운동 속도에 대응이 가능해지면서

엔진의 출력부분에서 메리트가 생깁니다.

벤츠와 BMW 는 항상 아웅다웅하는 사이지만

대체적으론 운동성에 대해선

벤츠보다 BMW 손을 들어주는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그 이유 중 하나를 꼽자면

끊임없이 운동성능을 추구하는

그 정신에 있지 않을까요.

E39를 보면 그 정신을 여실히 느낄 수 있습니다.

그야말로 획기적이였죠.

저는 SM5를 BMW E39 와 햇갈리곤 했는데

왜 그런 실수를 한 건지 ㅠㅠ

BMW 중 가장 아름다운 차로

E39, E46, E60, E92 정도는

모두가 공감하실거라 생각합니다.

그 중 E39는 E34를 밑바탕으로

가장 혁신적인 진화를 이루어냈으며

지금까지도 그 명성이 꺼지지 않을 정도죠.

  위에서부터 Forza Moter Sports 4 (2011)

Need For Speed : High Snakes (1997)​  

좌 Need For Speed : Hot Pursuit 2 (2002)

우 Testdrive 4 (1996)​

​

E39의 명성에는 수려한 디자인과 안 맞는

괴물 같은 스포츠성이 많은 기여를 했죠.

먼저 5L 가까이되는 8기통 엔진의 기염.

400마력을 뽑아냈죠.

그러면서도 하체 부품들을 알루미늄 합금으로

대체하면서 경량화에도 힘썼습니다.

이걸 증명하듯 6기통의 E34는 1720kg 인 반면

8기통 4900cc의 E39는 1790kg의 공차중량을 가지죠.

실린더가 2개 늘어나고 배기량이 1000cc나 늘어났으며

각종 장비들까지 탑재하고 70kg 차이라는 것은

상당히 놀라운 수치입니다.

아래 내용은 E34와 E39를 비교하는 글로

상당히 도움되는 내용이 많아 일부 발췌해보았습니다.

출처: Testdrive

또한 이전의 E34에서 차용했던 VANOS를 두 개로

늘려 더욱 효율성을 높였습니다.

흡기만 제어하던 VANOS를 배기 밸브에도

차용한 것인데요.

출처: https://blog.naver.com/jsh3338/220428280747

아무래도 더 섬세한 제어가 가능해지기 때문에

수치상의 출력 이상의 퍼포먼스를

발휘하게 해주었죠.

E39는 M5만큼 528, 530iS 같은 일부

6기통 모델들도 주목을 많이 받는데,

이는 단순히 M5보다 접근성이 좋다는

이유 때문은 아닙니다.

8기통 엔진 대비 비교적 가벼울 수밖에

없는 6기통 엔진 장착 차량에는

전차축의 무게를 줄이는 데 주력합니다.

이를 위해 값비싼 알루미늄 합금 블록으로

엔진을 제작하여서 전륜의 무게를 줄입니다.

6기통 모델은 M5 대비 약 200kg 가까운

경량화에 의지해 코너링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8기통의 M5 는 코너링에서 손해 보는 부분을

출력으로 보완하여 이러한 차이를 상쇄시키죠.

이러한 BMW 의 스포츠성을 추구하는 계략(?)

은 E60에 가서는 미친 짓으로 바뀌게 됩니다.

E60 M5는 악명을 모르시는 분들은 없겠죠.

대체 어떤 미친짓을 했느냐.

10기통 5000cc 엔진을

세단의 본넷 아래 박아버립니다.

몰론 이런 시도가 처음은 아니죠.

위: W140 S600

아래: W211 E55AMG

항상 5000cc 이상의 엔진을 세단에

박아버리는 미친짓을 하는 회사도 있었고,

선두 뺐겼다면서 개성있는 차를 만든답시고

V6 엔진을 두 개 연결해 W12 6000cc 엔진을

박아놓고서 나중에 16기통 엔진 만드는

바보들도 있었죠. (폭스바겐 페이턴, 부가티 베이롱)

아우디에서 만든 S6에는 M5와 같은

10기통 5000cc 엔진이 장착되어 있었고

M5의 직접적인 경쟁 상대이기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왜 유독 E60 M5가

레전드라고 칭함받는 걸까요.

정말, 순수하게, 그냥 놀라운 스펙 때문입니다.

E60에 들어가있는 S85엔진은 BMW가

약빨고 만든, 한 마디로 진짜 특별한 엔진입니다.

어마무시한 수치를 가지고 있지요.

10기통 5000cc 자연흡기 엔진으로

무려 507마력이라는 힘을 뽐냅니다.

    이게 별 게 아닌 것 같지만 자연흡기로

L당 100마력 이상을 뽑아낸다는 것은

이 엔진이 엄청난 물건이란 것을

말해주는 지표입니다.

엔진의 내구성을 가늠해볼 수 있는 지표 중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부분은 압축비(Compression Ratio)입니다.

쉽게 말해 피스톤이 격벽을 얼마나 세게 때리느냐를

계산한 것인데 일반 차량의 경우 10:0 언저리에 머뭅니다.

(가솔린 기관의 경우입니다.)

9.0 :1 까지는 주먹 좀 아픈 사람이 때리는 느낌이라면

이 이상의 수치는 프로급 선수로 넘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S85 엔진은 매일 마다 김동현 선수에게 얻어맞고도

멀쩡할 만큼 그 탄탄한 복근을 자랑하고 있다는 것이죠.

세계에서 가장 빠른 자연흡기 슈퍼카,

멕라렌 F1의 압축비는 10.5 :1

페라리 최고의 차로 칭송받는

엔쵸는 11.2 :1

같은 10기통 엔진을 품고 있는

람보르기니 가야르도는 11.5 :1

빠르다는 차들보다도 압축비가 높은

BMW S85엔진은 이후 2개의 실린더를 때고

가장 매력적인 E92 M3의 본넷에 들어가게 됩니다.

  ​

E60 M5는 최후의 자연흡기 M5임과 동시에

제일 강력한 자연흡기 M5이면서

가장 매력있는 자연흡기 M5이기도 합니다.

레드라인이 8000 이상까지 올라가는 초고회전형

엔진은 쥐어짜는 맛이 일품이라죠.

https://www.youtube.com/watch?v=8qZi0LhL700

한 번 들어보는 순간 이 녀석의 포로가 되실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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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의 F와 G시리즈 바디에서는 환경규제 때문에

터보를 쓰게 되면서 자연흡기 M의 신화는

전설이 되게 됩니다.

앞으로는 다시 볼 수 없는 자연흡기 M의 매력에

한 번 빠지시면 해어나오시기 어려우실 겁니다.

하... 저도 좀 해롱해롱하네요 

사자카의 자동차를 파해쳐보자! 를 담당하던 제가 

사정으로 인해 11월 22일부로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간 시샾과 매장에서 뵀던 많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퇴사를 한다 해도 사자카 눈팅만 2년째 하다 들어왔던

전력이 있는 이상 자주 뵙게 될 것 같긴 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