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쉬우면서도 가장 나쁜 타협이 있다.

자신과의 타협이다.

세상도 만만치 않고, 사는것도 만만치 않다.

살다가 어려움이 닥치면 제일 먼저 오는 현상이

자신과의 타협이다.

힘들고 쉽지 않으니까 도망가려는 것이다.

도망가려는데 명분이 없다.

명분을 만든답시고 자신과 타협을 한다.

권투선수들이 권투를 하는 까닭은

세계 챔피언이 되기 위해서이다.

세계 챔피언으로 가는 길이 보통 험난하고 힘든 것이

아니라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이다.

권투는 주먹으로 상대를 때려야 하는 스포츠다.

동시에 나도 맞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

맞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권투가 여타 스포츠와 다른 각오와 투지가 요구되는 이유다.

때리고 맞는 것이 다가 아니다.

강인한 체력을 기르려고 엄청난 훈련을 소화해야 하고

한계체중을 유지하려면 극한의 절제력도 요구된다.

한계체중을 지키지 못하는 바람에 별별 방법을

다 써서 감량하는 모습은 보는 사람이 진이 빠질 정도다.

한마디로 고난의 과정을 거치면서 철저하게

몸과 마음을 단련하고 링에 올라도,

매 경기 피를 봐야 하는 스포츠가 권투이다.

사고와 부상이 일상적일 수밖에 없다.

정신적, 신체적으로 상처도 깊고, 어느 순간

와르르 무너지기도 한다.

권투 세계 챔피언이 더더욱 위대해 보이는 이유다.

그 위대한 세계 챔피언에게도 자신과 타협하는 날이 온다.

세계 침피언이 되면 방어전을 치른다.

1차, 2차, 3차...

방어전을 치르면 치를수록 수입이 늘어난다.

소득이 많아지니 생활이 안정된다.

한때의 세계 챔피언들은 말한다.

생활이 안정되니까 어느날 링에 못 올라가는 겁니다.

평생을 올라갔던 그 링을 말입니다.

링이 무서워지더라고요. 맞는게 무서워지는 거죠...

권투선수가 맞는 것을 무서워한다면 볼장 다 본 것 아닌가.

맞는 것이 직업인 권투선수가 어쩌다 맞는 것이 무서워지는것일까?

안정된 생활에 젖다 보니까 맞는 것이 싫어지는 것이다.

아무리 힘들어도 가난과 배고품만 해결된다면

죽는것도 두렵지 않습니다.

가난하던 시절 권투에 입무하는 어린 선수들이 하던 말이다.

지어낸 것도 가식으로 하는 말이 아니었다.

실제 그랬으니까.

달리 권투가 헝그리 스포츠인가.

헝그리로 시작했지만 헝그리가 해결되니 힘들고 고통스러운

경험을 반복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내가 여기까지 오는 동안 우리 가족들이 내 뒷바라지 하느라고

정말 고생이 많았습니다.

내가 여기서 더 욕심을 부리다가 도전자 만나서

제대로 맞기라도 한다면 크게 다칠지도 모릅니다.

나이먹어서 후유증이라도 생기면 가족들 또 고생시킬 뿐입니다.

그리기 전에 은퇴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배부르고 등 따뜻해지면 나타나는 현상이 자신과의 타협이다.

괜히 멀쩡한 가족을 끌어들인다.

가족들이야 그저 열심히 권투하기를 바라는데 말이다.

은퇴를 합리화하려고 가정을 핑계삼는 것이다.

권투선수가 가족을 위해 사는 길은 권투가 최선이다.

스스로 달콤한 안락에 취해 최고의 자리에서

내려오는 것이야말로 얼마나 어리석은 짓인가.

많은 야구선수들이 팀 훈련 외에도 따로 개인훈련을 한다.

투수는 공 하나라도 더 던지려고, 타자는 공 하나라도

더 치려고 혼신을 다한다.

이제 그만 할까?

하는 마음이 솟구쳐도 이를 악물고 훈련에 몰두한다.

자신과 타협하지 않으려는 강인한 의지를 보이는 것이다.

인생은 그럴 때 비로소 빛나는 법.

타협하면 안됩니다.

힘들고 어렵더라도 자신과의 싸움을 통해서 극복해야 합니다.

나는 남들한테 타협하지 말라고 전도하고 다닌다.

돌아서면 나 스스로도 타협하는 경우가 왕왕있다.

타협의 유혹은 너무 달콤하다.

또 일단 타협에 들어가면 일사천리다.

온갖 핑계와 변명을 다 동원해서 기어이 타협을 하고야 만다.

자신과 타협해서 편한 사람은 없다.

일시적으로 도망갈수는 있지만 결국 제자리로 돌아오게 돼 있다.

오히려 인생이 더 힘들어진다.

맞서는 것이 최선이다.

.........하일성의 "야구 몰라요, 인생 몰라요" 중에서..

타협~~!!

살아가면서 가장 이기기 어려운 상대는

그 누구도 아닌 “나”라는 애기는 여러번 듣고 살았습니다.

제법 나이들어 살아왔던 뒤를 돌아보니

옛 사람들의 경험에서 내려오는 말들은

틀린게 하나 없습니다.

모든 일을 시작하다 투지가 꺽일 때...

어느정도 진행하다 헤쳐나기 어려운 문제를 부딪칠 때...

그리고  생각했던 궤도에 올랐다는 느낌이 들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현상이 "나"와의“타협”입니다.

욕심은 끝이 없다해도 그 욕심도 한계가 있는법

요즘 동계올림픽을 보면서 한국에서 최고가

세계 최고가 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절실히 보고 있습니다.

운동만큼  강한 의지력이 요구되는 것은 아마 없을것입니다.

현재 대학 3학년인 아들이 중학교 들어갔을 때

학교 코치로부터 사격선수를 시키라고 몇 번에 걸친

전화를 받았습니다.

키운 선수가 누구고... 대학까지 진학하는데는 어떻고...

이 방향도 얼마든지 잘 나갈수 있다는 권유가 있었지만

스포츠로 이름을 날리고 결국 성공이라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잘 알고 있는 아빠로서

그길을 가다가 기대와 다르게 나타날 때 겪어야 하는

혼란과 어려움이 너무 클 것 같아 거절을 했습니다.

아이의 꿈도 있고, 또 특기 적성도 있지만

적당히가 통하지 않는 선수의 생활로의 평생 생활은

아마 보통의 직장생활이나 사업을 하는 사람이 겪는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 몇갑절 더 큰 노력과 결단을 요구할겁니다.

돌아보면 저도 제 자신과 타협한 굵은 사건들이 있습니다.

지나왔고, 후회되어 아이를 키우면서 그 경험에서 나온 결과를

자식잘되라고 표현을 하지만, 먼저 느끼고 지나온 후회가

자식에게 잔소리로만 비쳐질 때 안타깝게 생각들기도 합니다..

야구해설가에서, 또 새로생긴 여러 공중파에서

보여주는 하일성씨의 입담과 글솜씨는 수준이 높습니다.

그중 한구절을 전하며 경원식구들 소중한 주말시간 보내시라고

오랜만에 사자카에 글을 덧댑니다.

2014.2.15

코이스트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