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영을 아시지요?

도전 골든벨에서 실업계 고등학교에서 유일하게

골든벨을 울린 장본인으로 골든벨을 계기로 연세대에 진학하고

골든벨 사회자인 손미나와 인연으로 손미나의 책에서

가끔씩 나오는 이름....

손미나가 이혼의 아픔을 딛고 남미 아르헨티나를 찾았을 때

우연히 런던으로 유학갔다 자기가 적었던 꿈을 이루기위해

아르헨티나를 찾았던 김수영을 만납니다.

연대를 졸업하고 쉽게 취업이 않돼 전전긍긍하다

자기소개서 작성이 눈에띄어 취업하게된 골드만삭스

입사 신체검사에서 우연히 암이 발견되어 

삶에 대하여 진지한 생각과 하고싶은 일과 살아가는 방향에 대하여

진지하게 생각하며 꿈을 적어가 봅니다..

내가 책에서 만났던 김수영은 그렇게 적은 꿈 73가지를

이루고자 열심히 살아가던 이십대 아가씨였습니다.

꿈이란 우리가 생각하는 거대한 것이 아니라

아주 작고 사소한것부터 시작해 부모님께 집사드리기 까지...

엄마의 성지순례 여행도 있습니다.

하기야, 김정운 교수의 책을 읽어보면 당신의 꿈이 뭡니까? 라고

물어보면 대부분이 사람은 꿈이 뭔지 모르고 살아가며

심지어 강연시 재미있는 애기를 해주세요... 라 하여

재미있는게 뭐냐고 물어보면 재미있는게 뭔지도 모르고 살아가는

사람이 대부분이라는 글을 읽은적이 있습니다.

삶의 목표도 없이, 방향도 모른채, 하고싶은 것도 모르는채

그냥 하루하루 시간만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비록 젊은 아가씨지만

확신한 목표하에 살아가는 모습이 배울점이 많아

나에 삶을 되돌아 보고 김수영이 책을 낼때마다

사서 읽어보곤 했습니다.

오늘 우연히 컴퓨터를 열어보다 예전에 읽었던

김수영의 글을 옮겨적어 놓은 것이 있어 여러분께 전달해 드립니다.

한번 읽어보세요.

중략.....

엄마는 꿈이 뭐야 ?”

“우리 자식들 건강하게 잘 사는거지 뭐”

“에이, 그런거 말고, 엄마 진짜 꿈이 없어 “? ”

“죽기 전에 성지순례 한번 갔으면 소원이 없겠네 !”

내가 이루어 줄게

정말?

정말!

20년간 독실한 카톨릭 신자로 살아오신 엄마에게

성지순례는 인생에서 가장 간절한 꿈이었다.

10년전 이 대화를 나눈 뒤 나는 엄마의 꿈을 이뤄주는 것을

내 꿈 중 하나로 꿈 목록에 적어두고 있었다. 

내가 도전하는 37번째 꿈이자, 꿈의 파노라마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도전하기로 한 10가지 꿈중 첫 번째는 바로 엄마에게

성지순례 여행을 시켜드리는 것!

샤를 드골 공항에서 초조한 마음으로 30분쯤 기다렸을까,

엄마 아빠의 모습이 보인다. 

아빠는 도착하자마자 환한 웃음으로 나를 반겼다.

아니 여기가 어디여. 프랑스?

우리가 여기서 만나다니. 세상에 이런 일이..

나는 두 분을 모시고 상젤리제를 거쳐 에펠탑으로 향했다.

밤 12시가 되면서 파란색 조명이 반짝반짝 빛나자

엄마는 황홀해 했다.

사이좋게 앉아서 에펠탑을 바라보는 두사람의 모습이 마치

20대 연인처럼 다정해 보인다.

다음 날은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성당에서 기도를 할 때, 촛불을 밝힐 때 가장 편안해 보이는 엄마.

반면 아빠는 노트르담 성당 곳곳을 둘려보며 1163년에

이런 건물을 짓기 시작했다는 사실에 감탄하면서 똑같은 말을 반복했다.

“이걸 짓는 데 얼마나 많은 노예가 동원되었을까...”

“노예” 라는 단어에 문득 얼마전 아빠 생일에 나눈 대화가

가슴을 후벼 팠다.

“아빠는 꿈이 뭐야 ?”

“일좀 그만 했으면 좋겠다”

“일 안하면 심심하잖아”

40년간 노예처럼 일했어.

이 생활만 끝나면 더 이상 바랄게 없다.“

노예라니, 아빠는 무슨 말을 그렇게 해?

노예가 아니면 뭐냐?

하루종일 남들이 이거해라, 저거해라 시키는 대로

온몸이 부서지도록 일을 하는데....

지지리도 가난했던 시절.

할머니는 혼자 몸으로 여덟자식을 키우기 위해

온몸에 천을 칭칭감고 여수에서 연변까지 기차를 타고가서

그 천을 팔았단다.

한국전쟁으로 기차 보부상이 불가능해지자,

이제 막 초등학교를 졸업한 아빠가 돈을 벌기 위해

큰아버지를 따라 나주로 갔는데, 나주의 공사현장을 기웃거리다

공사감독을 하던 외할아버지를 만나게 되었다.

무보수 도제로 시작한 막노동 일이

이제 어느덧 40년이 지난 것이다.

“노예”처럼 일해온 사람들이 어디 아빠 뿐일까.

피라미드나 콜로세움은 말할 것도 없고,

이 노트르담 대성당을 지은 수많은 노동자의 땀과 눈물은

말라버렸어도 그들이 지은 건물들은 이렇게 굳건히 남아

매년 수십만명의 관광객이 찾아오고 있다는 사실에

왠지 모르게 가슴이 아파왔다.

수많은 집과 건물을 지었으면서도 정작 자기 집 한 채 없었던 아빠....

부모님께 집을 지어 드렸을 때 아빠가 가장 좋아했던 것은

남의 지시를 받지 않고 일할수 있다는 사실이였다.

자신이 직접 설계하고, 일하고 싶을 때 일하고,

오히려 다른 사람을 부릴 수 있다는 사실, 그래서 아빠는

매일 새벽이면 눈을 번쩍 떠지고

새벽별에 비친 공사 현장을 보며 스스로에게 되물었다고 한다.

“이게 내 집이란 말이여?

내가 평생 남의 지시를 받으며 남의 집이나 지었는데....

이게 진짜 내가 살 집이란 말이여?

그리고 그때부터 아빠는 “기적을 믿는다”고 했다.

유럽에 온 지금 순간에도 아빠는 기적이라 한다.

다음날 우리는 보르도로 향했다.

당신은 천주교 신자가 아니지만 엄마를 위해

성지 순례를 함께하기로 한 아빠를 위해 준비한 와이너리 투어...

보르도 지방에 들어서자마자 사방이 포도밭이었다.

생떼밀리옹에서 점심을 먹고 와이너리에 가서

골프 버기를 타고 포도밭을 돌았다. 

살면서 수백병의 와인을 마셨으면서도 메독과 소비뇽,

말벡이 다른 포도 종류가 다른 것을 포도즙에 설탕과

이스트를 넣으면 포도주가 된다는 사실을

이제야 배우며 감탄하는 나.

지하 저장고와 거대한 탱크를 보면서

감탄에 감탄을 거듭하는 아빠. 

보르도에만 이런 샤토가 8천개, 메독에만 천개가 있다고 한다.

난 엄마 아빠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고 싶어

샤토를 호텔로 만든곳을 예약했다.

아마도 이 1년간의 여행에서 가장 비싼 하룻밤이었을 거다.

중략...

샤토를 거닐던 아빠는 무척 고무된 모습이었다.

인근 레스토랑에서 메독 와인 한잔을 기울이면서 젊은 시절

건설회사를 차린 애기를 꺼냈다.

“수영이 니가 유치원에 들어갈 무렵만 해도 사업이 잘되었으야.

그때 광주에서 차 끌고 다니고, 한달에 한번씩 갈비먹고,

주말에 교외로 놀러 다니는 사람이 몇 명이나 있가니.

근디 사업이 조금씩 될 때는 문제가 없었는데

갑자기 손쓸 틈도없이 커져브렀제.

그러다가 한 군데서 파산하니까 연속으로 돈을 막을 수가 없어 블드라.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돈을 빌린 친구한테 우리 살던

아파트 열쇠랑 서류를 주고 지금 나주댐이 있는 바위로 향했제.

그날따라 비가 얼마나 많이 오던지... 장관이드만....

소주 한병을 비우고 뛰어내리려고 했는데....

빗방울에 느그들 얼굴이 강물에 둥둥 떠올라서 도저히

뛰어 내릴수가 없는거야.

그때 안죽고 살아 있었더니 이런 날도 오는구나.

아빠의 눈엔 눈물이 고였고, 나는 아무말도 할 수가 없었다.

내가 가난과 아빠의 파란 작업복을 부끄러워했던 나날 동안

자식들 때문에 차마 죽지못해 살아왔던 아빠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아빠 살아주셔서 고맙습니다. 참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보르도를 떠나 성모 발현지 루르드와 아름다운 프로방스,

니스와 모나코를 거쳐 이탈리아로 넘어갈 시간 프랑스에서는

쭉쭉 뻗은 고속도로 때문에 운전중 자꾸 졸음이 와서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2시간에 한번씩 커피를 마셨는데,

이탈리아 국경을 지나자 마자 공중곡예가 시작되었다.

중략..

파리에서 로마까지 10일간 3,300km를 몰아야 했다.

험한 길을 긴 시간 혼자 운전해야 했기 때문인지

스트레스가 극심해서 걸핏하면 짜증을 냈다.

조수석에 앉은 아빠가 왼쪽으로 가야하는 것 아니야?

라고 조심스럽게 물으면 “가면 될 거 아냐!” 하고 소리를 지르고

심지어는 뒤에서 과자를 먹는 엄마에게 신경 쓰이니

조용히 해 달라고 할 정도였다.

물론 스트레스가 운전에서 오는 것만은 아니었다.

오늘은 어딜 가야 할까 매일 계획을 짜야 하고,

계속 부모님을 챙겨드려야 하며, 가이드와 운전에

통역역할까지 했으니 신경이 바짝 곤두설만도 했다.

거기다 프로방스에서부터는 호텔비를 아끼려고

셋이서 같은 방을 쓰며 지내다 보니 24시간 부모님과

붙어 있어 내 신경은 초 예민 상태였다.

10여년을 혼자 자유롭게 살았던 터라 누군가를 챙기는 일이

이렇게 힘든 줄 몰랐던 것이다...

아시시 역시 산꼭대기에 있어 올리브 나무가 가득한

숲을 헤치며 달렸다.

무사히 도착했지만 주차 공간을 찾지 못해 까마득한

언덕을 올라야 했다.

이 역시 익숙지 않은 나를 혹시나 뒤로 미끄러지진 않을까

엄한 걱정에 가슴을 졸였다.

차를 이렇게 세우면 안되지 않니...

제발 아무 말도 하지마!!

엄마의 조심스런 걱정에 나도 모르게

큰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엄마가 미사를 보는 동안 끝없이 펼쳐진 움브리아의 하늘을

한참이나 내다보았다.

왜 그랬을까....

효도한답시고 부모님을 이 먼곳까지 오게 해서는

차에서 내내 신경질이나 부리고..

내가 운전경력이 많았거나 이 지역을 잘 알았다면

문제가 없었든 텐데...

초행길이고 이탈리아에서의 운전이 불안해서

나도 모르게 자격지심이 잇었던 것 같다.

어쩌면 엄마 아빠의 삶도 산길을 운전하는 것 같지 않았을까.

저 코스를 돌면 뭐가 나올지 모르는 불안 불안한 삶....

몇 달 일하다가도 한번 다치면 다시 빚더미에 앉아야 하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미래.

답답하고 불안해 참을성이 더 이상 발휘되지 않는 상태.

그래서 아빠도 예전에 그렇게 소리를 질러댔나 보다.

그리고 오늘의 고통과 부끄러운 자신을 잊고싶어 술을 마시고...

그것을 받아주느라 상처투성이 영혼이 된 엄마에게 유일한

버팀목이 되어주었던 것은 신앙이었을 거다.

성당 앞에는 내일 있을 콘서트를 위한 리허설이 한창이다.

서글픈 내 마음을 어루만지는 청아한 목소리가

아득한 창공으로 울려퍼진다.

모든 재산을 버리고 이웃 사랑에 헌신했던 성 프란체스코의 삶이

살아있는 이곳 아시시...

이곳을 지켜온 성 프란체스코 성당에 비하면 나는 얼마나 하찮은

지극히 오만하고 이기적인 존재였던가.

로마도 돌아오는 길, 엄마가 차 안에서 나 과자 먹어도 돼?

라고 묻자 나는 갑자기 주체할수 없는 눈물이 났다.

엄마가 내 눈치를 봐야 한다니.

평생 시부모님과 남편 그리고 자식 눈치를 보며

살아온 엄마에게 내가 무슨 짓을 한것일까?

한참을 달리자 드넓은 평원 위로 무지개가 떠올랐다.

이제 까지 살면서 한번도 본적이 없는 큰 무지개

그것도 하나가 아닌, 두 개의 무지개가 마치 땅과 하늘을

연결하는 다리처럼 수직으로 이어져 있었다.

오! 하느님.

무지개를 보여 달라고 기도했더니 이렇게 쌍무지개를 보여주시다니....

엄마가 흐느끼기 시작했다.

마음속으로 고해를 하고 있은 내게 하느님이 주시는

용서의 화답인가 보다.

그제야 나는 먹구름 같은 묵직한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우리는 아무 말이 없었지만 무지개는 30분 넘게 우리를 따라왔다.

교황님! 여수에서 김마리아가 왔어요!

어디 계신가요? 얼굴한번 보여주세요!

로마에 도착하자마자 바티칸을 향했지만, 야속하게도

교황님은 얼굴을 내밀지 않았다.

하지만 베드로 성당에서 한참을 울면서 기도를 한 엄마는

이제 속이 시원하다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로마는 참 무더웠지만, 로마 곳곳의 유적지를 보며

아빠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곳곳의 분수와 화가들, 거리의 예술가들로 가득한

피아차 나보나에서 우리는 즐거운 마지막 밤을 보냈다.

그리고 산탄제세 성당에서 나는 장비향 묵주를 엄마에게 선물했다.

어느덧 엄마 아빠가 돌아가는날.

수속을 마치고 도우미가 밀어주는 휠체어에 탄 채 보안 검색대로

들어가는 엄마를 보니 눈물이 주르륵 흘러 내렸다.

가출했을 때 내 증명사진을 들고 목포, 순천, 광양의 파출소를

다 찾아다녔던 엄마. 

팬시점에서 물건을 훔치다 걸린 나를 대신해

가게 주인에게 무릎을 꿇고 빌었던 엄마.

나도 대학가고 싶단 말이야! 하며 문을 쾅쾅닫고 거울을 깨뜨리던 나를

망연자실 바라보던 엄마. 

이제는 온몸에 성한 곳 하나없고 너무 많이 울어

얼굴이 쪼글쪼글해진 엄마. 나의 엄마....

두분을 보내고 짐을 정리하다가 나는 낮선 파우치를 하나 발견했다.

핑크색 공단으로 된 파우치 안에는 십자가상과 기적의 메달. 묵주

그리고 성수통이 담겨있었다.

나는 성호를 그으며 엄마 아빠를 위해 기도했다.

.........

자기의 꿈이자 부모님 효도를 위해 마련한 여행기지만

이 여행기를 읽으면서 그 또래쯤 되는 딸을 키우는 저로서는

가슴에 와 닿는 글귀가 많았습니다.

2007년인가 러시아 이르크추크를 가서 바이칼 호수를갔을 때

러시아에 교환학생으로 가있던 딸의 모습과 생각과 행동이

이 김수영과 똑같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여행을 위해 통역과 길잡이와 식사를 위해,

또 잠자리를 위해 전전긍긍하던 어리게만 보던 딸

외국에서 만났을 때 느꼈던 부모를 위한 배려를 보며

많은것을 느끼며...이제 다 컷구나....라고 생각했지요.

여행이 끝나고 우리부부는 돌아왔지만

부모가 떠나고 러시아에 남은 딸은 온통 잘못해 드렸던 기억만 있어

펑펑 울고 몸살이 났었다는 딸을 애기를 듣고

가슴이 짠~~ 했었습니다.

김수영이가 쓴 책에서 아버지의 대한 삶은

현대를 살아가는 아버지의 모습이며

딸의 모습은 현대를 살아가는 딸의 모습일거라

생각합니다.

당신의 꿈은 무었입니까???

긴 여운을 남기며..

2014.6.12

코이스트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