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65세는 되어야 노인이라고 말한다.

아프리카나 몽골같이 수명이 짧은 저개발 국가에서는

50세만 넘으면 확실하게 노인대우를 받는다.

1875년 영국법에는 노인이 50세가 넘는 사람들로 명문화 되어있었다.

물론 노인연금은 60세 이후부터 받게 되어 있지만...

1951년 제 2회 국제 노년학회에서는 노령화를 생리적, 심리적, 환경적

변화와 행동의 변화가 상호작용하는 복합형태라고 정의했다.

정년을 눈앞에 두고 있거나 혹은 명예퇴직을 하게 됐을 때,

앞으로 어디서 시간을 보내야 할지 몰라 난감해 하는 남성이 의외로 많다.

아내와 금술이 좋지않고, 자녀들과 별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물론 경제적으로 넉넉하다면 훌쩍 여행도 떠나고

운동도 정기적으로 하면서 시간을 보내겠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다.

이런 저런 취미생활도 어느정도 지나면 다 시들해 진다.

퇴직하면 어디 갈곳은 있는지 구체적으로 말해 보라고 하면

자신있게 대답할수 있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아직 퇴직이 멀게 느껴지기도 하고,

내심 그래도 아직까지 집안의 가장으로서 권위도 있고

가족의 애정 어린 관심도 받을수 있으리라 생각해서

준비를 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다가 갑자기 퇴직을 하면 덜컥 갈곳이 없어져

버리는 일이 종종 생긴다.

여성 역시 그동안 가족에 대한 의무감 때문에 훌훌 떠나지 못했을 뿐,

마음만 먹으면 갈곳은 많다고 자위한다.

그러나 다시 한번 어디가서 얼마나 머물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워보았느냐고 물어보면 답은 달라진다.

친구나 친척집부터 떠올리고 대충 “당연히 갈 곳이 있지”하고

말할 수는 있다.

그러나 언제까지라는 기약도 없이 집으로 쳐들어가서 자리를 깔고

앉는다면 좋다고 할 친구나 친척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물론 그런 친구나 친척이 다만 두어명이라도 있다면

그리 실패한 인생은 아니다.

그러나 대부분은 특별히 그럴 만한 사람이 없으니

애꿏은 자녀들의 짐이 되기 마련이다.

결혼하거나 결혼을 앞둔 자식들에게 찾아가 잡시 의탁하겠다는 것이다.

또, 밖에 나가봐야 별 볼일 없으니 텅빈 마음을 위로받기 위해

자식들을 붙들고 있는 이들도 적지않다.

다 자란 성인 자녀들의 결혼과 독립을 방해하는 부모의 심리를 들여다보면,

자신의 공허감과 외로움을 감당할 수 없어서 자녀들에게 집착하는 경우가 많다.

자기 생활이 없는 부모를 둔 젊은 부부들 중에는

부모의 공허감을 메워지기 위해 본의 아니게 부모를 위해

엔터네이너 노릇을 하느라 고생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쉬는 날마다 시댁이나 친정에 가야 하는 부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아직 젊은 오륙십대 부모중 오로지 자식들 기다리는 것 말고는

딱히 할 일도 없고 갈데도 없다고 한다면

빨리 자기취미를 찾아보라고 권하고 싶다.

어디에 있건 인생은 외로운 여정이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때론 헤매고 때론 멈출수도 있겠지만,

쉼없이 자기길을 가야한다.

때론 좋은 파트너를 만나 같이 어깨동무를 하고,

때론 대적하기 힘든 적을 만나 곤경에 빠지기도 한다.

큰 물살에 휩쓸려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가는 것 같고,

암초에 걸려 멈춰서야 할때도 있지만, 쉬지 않고 가야한다.

죽는 그날까지 주어진 길을 가야하는 것이 모든 생명 가진 것들의 운명이다.

소소한 나들이부터 인생의 장도까지, 우리가 헤매는 길

그 자체가 우리의 깨달음이다.

화려한 노후, 우아한 중년은 없다.

           오십후애 사전에서.....

           이나미(정신과 전문의-서울대 외래 부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