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구정 연휴 전날 올뉴아반떼 린번(1999년산) 을 구입한 박성진입니다.

날짜를 잡고 보니...하필 그날이 올겨울 가장 추운 날이었더라구요.

소요산행 지하철을 타고...한도 끝도 없이 갈 생각을 하니..아득하더라구요.

출발전에 사장님께 문자를 드렸지요.

행여 오늘 가기로 해놓고 기다리실까봐..실없는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그런데 의정부 통과할때즘 문자 주면 픽업 나오신다 고 문자가 오셨습니다.

비싼 차도 아니고 300만원짜리 차를 사러가는데...픽업이라..

예전에 다른 중고매매상을 가본 경험 상 아주 싼 차를 보러갔을때는 따라오지도 않고..

차키 주고 대충 차 위치 알려주고 가서 보고 오라고...맡겼던 기억이 있는지라..

조금 놀랐지요.

도착해서 픽업나온 차를 얻어타고...

추위에 벌벌떨던 몸을 녹이며 덕계역에서 사자카까지 왔지요.

오는 길에 운전하시는 정비사분께서 투덜거리듯 이런 말씀을 하시대요.

" 일하는 사람 입장에서 보면...참 힘들어요.

싹 뜯어 고쳐놓으며 사장님이 시승해보고 소음이 난다. 등등의 이유를 들어..

다시 작업하래요. 힘이 쪽 빠집니다. 그런 때는...

그래도 이렇게 하니까 사람들이 이 먼곳까지 찾아오나 싶어 배울점은

있습디다. "

어째 사기꾼 조직의 바람잡이 같은 느낌까지 받으며 불만인데 듣고 보면 칭찬인 멘트를 들었습니다. ㅎㅎ

그렇게 도착한 사무실에서 부사장님과 주임님 그리고 여직원분이 친절하게 맞아주시더군요.

"일단 시승부터 하시죠"

그래서 일단 시승을 했어요.

13년 이라는 긴 세월동안 단 1만키로밖에 타지 않았다는 믿을 수 없는 차의 성능을 빨리 확인하고픈 마음에....시승을 했지요.

참고로 제가 전에 몰던 아반떼는 1995년산으로 장장 16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저와 함께 했지요.

그런데...

이 차의 시승 소감은.....정말....뽑은지 얼마 안된 느낌의 차를 모는 느낌이랄까?

약간의 소음이 걸렸지만...엔진의 부드러움과 내외관의 깔끔한 사용감은 약간의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그 시승을 거쳐 제가 제기한 소음 부분등을 다시 정비하시더군요.

사실...이 차를 몰면서 느끼는 거지만....제가 길들여야하는 느낌...

그 전에 차주분께서 고속 주행을 별로 안하셔서....

그리고 린번이라는 엔진의 특성을 고려할때...

제가 오히려 1만키로라는 주행거리에 갇혀 신차를 기대하고 있지 않았나 하는 반성까지 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늘 수동 으로 문을 열던 제게...로망이라면...

무선으로 차 문을 여는 기능이었는데....아주 싼 가격에 그것도 장착해 주신다고 하시더군요.

계약을 하고.....나니...정말 횡재한 기분이더군요.

그리고 부사장님과 맛있는 백반 정식을 먹고..있는데...

얼마전 윈스톰을 구매하셨던 구매고객인 창연씨가 와서...같은 구매자 입장에서 이런 저런 대화를 할 수 있었지요.

그런데 대화를 하면서 느낀거지만....

이 사람이 고객인지 사자카 직원인지 구분이 안갈 정도였습니다.ㅎㅎ

그리고 그 이유를 나중에 도착하신 사장님을 만나고 대화를 나누면서

확실히 알게 되었습니다.

수많은 고객들의 요구사항과 불만들 속에서 당신만의 철학으로...

하려면 끝까지 철저히 하고 안하려거든 아예 하지 말자....

라는 일종의 장인정신으로....최선을 다해....아주 사소한 부분까지..

신경을 쓰시는 그 가치관과 삶의 태도에서....

차를 사러왔다가 왠지 좋은 사람에 매료되어 버린 느낌이었습니다.

그곳에 근무하시는 분들....심지어 구매자분들도...

참 좋은 분들이시더군요.

중고차는 차가 아닌 사람을 보고 구매하는 것이...

정답이라는 생각이 자리잡았구요.

그렇게 감동의 쓰나미에 도취되었있는데...

무선도어 리모콘 설치가 끝났더군요.

사실...핸들 밑에 쭈그리고 거의 한시간 가까이 작업하시는 모습을 보며..

그 추운날...고생이 많으시다고 인사를 드릴려고 했거든요?

근데 정비사분께서 제게 먼저...

너무 오래 기다리시게 해서 죄송하다고 하시더군요...

사자카.....

그곳에 계신 모든 분들의 마음이 그 한마디에 전해져 왔습니다.

처음 사자카를 일구신 사장님의 철학이 이젠 전 직원들에게 퍼져있다는 느낌에..

너무 기분이 좋더군요.

이렇게 좋은 매매철학을 더 큰 도시로 가서 더 큰 사업으로 펼쳐보는 것이 어떤가요?

하는 질문에....사장님이 이러시더군요.

규모가 커지면...지금처럼 세심하게 살필수 없을 것 같다구요.

그래서 지금 정도의 ...규모에서 최선을 다하는 쪽을 택하셨다구요...

너무 후기가 길어졌죠?

구입한 차를 몰고 오면서.....

차의 성능이라든지.....그 밖에 문제는 전혀 안중에도 없었습니다.

그저 올겨울 가장 추웠던 날...

오늘 만난 사람들에게  전해받은 따스함이 차 안을 훈훈하게 뜨겁게 해주었거든요.

고맙습니다....

참 중고차 한대 사고....웃긴 얘기지만..

세상 참 살만하구나....하고 느낀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