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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을 구입한지 3개월이나 지났는데 이제서야 구입후기를 올리네요 ^^
구입후기도 아니고 시승기도 아닌 그냥 생각나는대로 느끼는대로 적어보겠습니다.
제가 20년간 타왔던 차는 티코, 르망, 엘란트라, 레조, 카니발이었고 수입차는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차를 바꿀시기가 되었고 또 마침 최근에 골프와 BMW X5를 시승해 보고나니 수입차로 방향을 잡게 되었습니다.
여러곳을 기웃거리고 있던중 회사 직원이 사자카에서 차를 구입했는데 아주 만족한다고 소개해줘서 알게되었습니다. 그후에 사장님과 첫 통화를 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참 가관이었습니다.
"거기 가면 티구안이나 페이톤 아니면 아우디 BMW 이런차 좀 볼수있나요?"
"여기는 그런곳이 아니구요...말하자면...에...원하시면 구매하실때 도와드릴수는 있어요"
당시 밑도 끝도 없는 전화에 대략 난감해 하셨을 사장님의 표정이 떠오르니 살짝 웃음이 납니다. ㅎㅎ
그후에 여러차례 통화하고 직접 만나보며 사자카의 장인정신과 정체성에 대해 알아가게 되었습니다. 사실 10년된 수입차의 잠재된 리스크를 감수하고 덜컥 사기로 결정한것도 사자카의 쟁이근성과 경영마인드를 믿었기에 가능했던것 같습니다.
<외관>
사실 차를 주행해 보기전에는 좀 올드한 디자인이 별로 제 스타일이 아니였습니다.
그런데 요즘엔 주차장에 주차하고 올라가면서 아쉬워서 몇번씩이나 다시 쳐다보며 올라갑니다. 성능에 반하니까 정말 이쁘고 대견해 보입니다.
<옵션>
올드카라 큰 기대는 안했는데 있을거는 왠만큼 있더라구요. 특히 핸들열선과 전좌석 열선시트가 있어서 겨울에 참 좋고 뒷유리에 자동커텐도 있어서 여름에도 유용할거 같습니다.
보스 오디오는 성향이 제 취향과 맞아서 너무 좋은데 결정적으로 mp3나 휴대폰 음악을 들을수 있는 옥스단자가 없다는 점이 많이 아쉽습니다.
<승차감>
사자카 사장님이 말씀하시길 이 모델은 희한하게 저속주행일때는 서스가 부드러워서 독일차 맞나 싶은데 고속으로갈수록 단단해지도록 세팅되어 있다고합니다.
진짜 주행해보니 시내주행때는 편안하고 고속에서는 핸들이 묵직하면서 바닥에 착 달라붙는 느낌이 안정감을 갖게 해줘서 좋습니다.
연식이 좀 되다보니 실내에서 찌그덕 거리는 잡소리가 좀 거슬리기는 합니다만, 요즘은 날이 좀 따뜻하게 풀리니 잘 안나는군요.
<퍼포먼스>
차를 계약하고 양주에서 광명시로 오는 자유로 IC 코너길에서 일부러 코너를 100km 정도로 돌아보았습니다. 코너 직전에 브레이크를 밟는 습관때문에 좀 불안했지만 아우디는 그런 염려를 한방에 날려 버리듯 안전하게 코너링이 되며 뒷 꽁무니가 더 돌아가지 않고 촥 감아 돌아 주었습니다. 이제는 일부러 코너돌때에 조금 속도를 내보며 관심도 없는 아내에게 4륜과 2륜 구동에 대해서 연설하곤 합니다.
아우디가 콰트로 빼면 뭐 볼게있을까 싶기도 하고 연식이 좀 되서 제대로 속도를 낼수 있을까 걱정반 호기심 반으로 고속주행을 해 보았습니다.
어차피 사자카에서 모든 정비를 마치고 갓 태어난 차이기에 맘껏 달려보기로 했습니다.
심야에 시속 220km 까지 달리는데 앞에 차들이 좀 있어서 더는 못 달렸습니다.
그 속도에서도 힘이 여유가 더 있었고 차속이 150으로 느껴질 정도로 무지 안정적이었습니다.
독일차가 고속에서 진가를 발휘한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를 6기통 3천cc 엔진을 통해 느끼게 된것 같습니다.
그후로 제 속에 잠자던 질주본능이 깨어났습니다.
몸이 시트속으로 빨려가는듯한 가속빨과 으르렁대는 엔진음에 중독되어 기회만 되면 스포츠모드에 풀악셀로 말로만 듣던 중년의 일탈을 즐기고있습니다.
물론 아내의 비명과 연비의 압박으로 인해 얌전히 운전할때도 있지만 늘 혼자 운전할 기회만 옅보고 있습니다 ㅎㅎ
<콰트로>
겨울방학을 맞아 지난달에 비발디스키장으로 가족여행을 다녀온적이 있는데 그날 따라 눈이 펑펑내려 10센티가 넘게 왔습니다.
리조트예약을 취소할수도 없고 해서 그냥 강원도 구불구불 산길을 눈을 헤쳐가며 가야만 했는데 가족들은 걱정했지만 저는 내심 이때다 싶어서 심장이 마구 뛰었습니다.
정말이지 눈덮인 강원도 산길에서 한번도 미끄러지지 않고 목적지까지 도착했는데 눈덮인 언덕과 내리막길도 평지처럼 달려주는 콰트로의 위력에 감동했습니다.
저희 차 앞 뒤로는 거의차가 지나가질 않았고 가끔 4륜 SUV 몇 대와 랙카차들이 지나가는게 보였습니다. 그리고 눈길 중간중간에는 몇몇 차들이 눈길 사고로 가이드레일에 부딪쳐 있었고 운전자들이 수신호로 비켜가라고 손짓하는게 보였는데 그 사이를 유유히 지나오며 미안하기도 했지만 콰트로에 대한 자긍심이 참 많이 생겼습니다.
<총평>
요즘 디자인에 비하면 많이 얌전하고 못생긴 구형 아우디지만, 좀 달려줘야 겠다는 주인의 발끝 명령이 떨어지면 미친듯이 튀어 나가주며 눈길이건 빗길이건 싫은 내색없이 안전하게 잘 달려주고 잘 멈춰주는 참 훌륭한 야생마 같습니다.
요즘은 보면 볼수록 이쁘고 신통한 차인것 같습니다.
끝으로 오래된 차를 성심 성의껏 수리/정비해 주셔서 새차 못지 않는 성능의 차로 변신시켜 주신 사자카 사장님과 직원분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쓰다보니 끝인사가 좀 알바생 글 같기도 하네요 ㅎㅎ
담에는 시속 260키로에 도전해서 인증샷을 올려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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